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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4 [C]


에드워드 윈저 공과 옷 입는 일


 '너가 그렇게 옷을 잘 입느냐?' 라고 묻는다면 '그래!' 라고 간단히 대답하기는 사실 어렵지만, 그래도 저는 옷을 좋아하고 그리고 옷 입는 것을 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스카 와일드가 남긴 말처럼, 사람은 그 자체로 걸작이 아니라면 걸작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제게 정말 멋진 키와 몸이 주어졌다면 옷이라는 주제에 이렇게까지 관심을 두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옷을 좋아하는 일은 크게 남에게 폐 끼치는 일이 없고, 건강에 크게 나쁘지 않으니 술이나 담배를 즐기는 것 보다는 조금 낫지 않나, 그렇게 혼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에드워드 윈저 공


 옷을 좋아하는 사람은 항상 자신이 너무 겉모습에만 관심을 두고있지 않나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겉모습에 신경쓰느라 보다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제 영웅은 에드워드 윈저 공이었습니다. 옷을 정말 탁월하게 잘입고, 무척 잘생겼지만 키가 작아서 묘한 공감을 주며, '사랑하는 여인의 지지없이는 왕의 무거운 책임을 이행할 수 없다'며 왕위를 내려놓는 로멘티스트니까 당시 고등학생였던 제 눈에 그가 얼마나 멋져보였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에드워드 윈저 공이 결코 영웅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윈저공은 나치와 히틀러에 굉장히 우호적이었고 파시즘이나 전체주의에 대해서도 전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윈저공의 아내인 심슨 부인이 나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는 기록도 공개되었습니다. 왕위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영국 정부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윈저공은 독일을 방문해 히틀러를 만나고 독일과 동맹을 하자는 주장까지 했습니다. 이후 독일이 본격적인 무력행사로 체코슬로바키아를 점령하고, 폴란드 침공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서도 여전히 독일과의 유화정책을 주장하는 방송을 하는 등 철이 없는지, 개념이 없는지 모를 행동을 거듭합니다. 이 시점에선 이미 허울뿐이었던 평화협정인 뮌헨협정이 심각한 외교적 실패라는 사실이 자명히 드러났는데도 말이죠. 본격적으로 2차세계대전이 일어나고, 독일이 윈저공을 옹립하려 하자 윈스턴 처칠을 그를 협박해서 영국땅으로 불러들였고 전쟁내내 평화로운 바하마에서 총독을 했습니다. 


윈저공과 심슨 부인 그리고 히틀러


 반면에 형을 대신하여 왕위를 물려받은 조지 6세는 말더듬이라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이 과정은 킹스스피치라는 영화에서 잘 그려냅니다), 2차 세계대전 발발 후 독일의 폭격이 연이을 때도 여러번 목숨을 잃을 뻔 하면서도 결코 버킹엄 궁을 떠나지 않고 영국 국민들과 함께했습니다. 그러한 조지 6세 덕분에 국가 위기에서 국민의 구심적 역할을 하는 영국 왕실의 가치가 지금까지도 인정받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나마 윈저공의 멋있는 점은 후회했을 것이 분명한 그 세기의 로멘스를 온전히 자신의 몫과 책임으로 끝까지 누구의 탓도하지 않았다는 것이겠죠.  


 요즘도 가끔씩 인터넷에 올라오는 '멋쟁이 에드워드 윈저공'의 사진을 보면 저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사실 이는 옷에 대한 얘기는 아닙니다. 옷 뿐만 아니라, 겉으로 보여지는 부와 지위 이러한 것들에 천착하느라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많이드는 요즘입니다. 





 옷과 무관한 이야기가 점점 길어지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그날 하루 적당한 일기를 쓰고자 시작했던 것이기에 조금 양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옷장은 차고 넘치는데도, 이렇게 자주 옷에 대해 글을 쓰다보니 사실 옷이 너무 겹치고 뭐라 코멘트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 좀 현재 스타일은 그만할 때가 되었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뭔가 새롭게 쓸만한 거리나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나이젤 카본 데님 자켓


 오늘은 서두에 영국에 대한 이야기를 엄청 길게 썼는데, 정작 입은 옷은 미국 해군의 유니폼입니다. 이 날은 날씨가 춥다가 조금 풀린 날인데, 너무 저 자켓이 입고 싶어서 조금 껴입고 입었습니다. 이 자켓은 사실 조금 무리수를 두지 않았나 생각했는데 구입하고 나니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만족스러운 옷입니다. 기회가 되면 다른 나이젤 카본의 옷들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무인양품 라보 집업 후드


 이 제품은 간간히 입고 나오는 무인양품 라보(MUJI LABO)의 후드집업입니다. 이 제품만 독특하게 일본산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원단의 느낌도 굉장히 독특하고 사실 가격도 저렴해서 독특한 후드집업을 찾는 분께는 개인적으로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대신 지퍼가 투웨이가 아닌 점이 조금 아쉽고. 사이즈는 정사이즈로 나온 것 같습니다. 더 궁금하신게 있으시면 자세하게 답변해드릴께요. 사실 후드를 잘 활용하지는 못해서 그냥 입고 나온 것인데 크게 이상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전반적으로 특별할 것은 없지만 뭔가 꽉차있는 느낌이 들어서 좋은 옷차림입니다.



원단이 데님과 샴브레이의 중간같아서 독특한 광택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약간 비싸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사선으로 넣는 주머니가 생각보다 무척 유용합니다. 휴대폰 등을 좀 편하게 넣었다 빼기 좋습니다. 이런 주머니 형태 역시 해군의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날씨가 조금 추워지고 올린 거의 모든 사진에 터틀넥을 입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만큼 터틀넥이 두루두루 입기 좋은 것 같은데 무인양품의 터틀넥은 세일에 들어간 것 같고, 유니클로의 터틀넥도 아마 18일부터 시작하는 감사제 정도에 한번 세일이 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때 차콜그레이나 네이비색 하나 정도 더 구매하고싶네요.


Outer: Nigel Cabourn usn denim jacket 나이젤카본 데님자켓

Hood: MUJI LABO hood zip-up 무인양품 라보 후드집업

Knit: Uniqlo EFM Turtleneck sweater 유니클로 터틀넥 스웨터

Bottom: Denim jean 드님 청바지

Shoes: Eytys mother suede 이티스 마더 스웨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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