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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4 <B>


레비 스트로스의 '슬픈 열대'를 제대로 읽지는 못했지만, 그 책에 대한 이야기는 읽은 적이 있습니다. 레비 스트로스가 남아메리카 4개 부족을 경험하고 쓴 이야기로, 그런 부족사회를 서구문명과 굳이 비교하여 문명의 우열을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차원을 문명에서 개인 단위로 조금 축소시키면 우리의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가 입는 옷과 그 가치에 대해 신경쓰는 편인데, 저와 옷이나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친구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저의 옷입기에 대해 칭찬이든 비판이든 이러쿵 저러쿵 떠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옷이나 패션에 대한 제 관심사를 숨기는 편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이런 성격이 무난한 옷을 좋아하게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멋부리기는 결국 스프레차투라(Sprezzatura)를 지향해야 한다고 믿기도 합니다.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보통 사람들이 술값으로 쓰는 돈을 아껴서 옷을 사입는 것이 꽤나 건전한 취미라고 생각하지만, 차림새에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이 저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다른' 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있을 뿐이니까요. 이런 태도를 옷을 입는 부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대하는 삶의 태도에까지 확장시켜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길을 지나가다 사람들의 착장을 스캔하는 습관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사람들을 볼 때 인상착의를 스캔하는 버릇이 있어서 문득 드는 생각을 두서없이 써봤습니다.








First Floor Easy Coat 퍼스트플로어 이지코트


소위 말하는 '솔타시' 혹은 질스튜어트, 띠어리, 아크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아페쎄 급으로 올라가지 않는 이상 '좋은' 코트를 구매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밑에서 '괜찮은' 코트를 찾아봤지만 20만원 내외로 후려치는 백화점 브랜드들의 코트는 혼용률이 지나치게 별로이고 원단의 패턴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 개인적으로 별로였습니다. (굳이 예를들면 지지엠티커, 이지오, 코모도 등이 있겠습니다.)

도메스틱 브랜드로 눈을 돌려보면 비바 스튜디오, 인사일런스, 더티셔츠뮤지엄 등이 20만원 내외에서 코트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 중 몇몇은 나름 캐시미어도 10% 이상 써가며 괜찮은 느낌을 주는 듯 하지만, 이 경우에는 옷의 패턴(형태)이 별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은 총장이나 소매가 지나치게 길거나 등판이 뜨고, 암홀과 팔통이 너무 좁은 등이 대표적인 문제들입니다.

퍼스트플로어의 이지코트 역시 도메스틱 브랜드들이 갖고 있는 결점들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지만, 20만원 내의 가격대에서는 그래도 괜찮은 실루엣과 품질로 자리를 잘 잡은 것 같습니다. 제가 입은 2016년도 초판 이지코트는 암홀과 팔이 좁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듯 보이지만, 리오더 제품부터는 이런 문제를 개선한 듯 합니다. 오버핏 제품이지만 과하게 길거나 크지 않아서 말 그대로 '편하게 걸칠 수 있는 옷'인 것 같습니다. 또한 울 85%, 캐시미어 10%, 나일론 5%로 혼용률 또한 나쁘지 않습니다. 촉감도 부드러운 편이고, 모의 길이도 긴편이라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물론 퍼스트 플로어 이지코트도 하나하나 따져보면, 코트의 버튼을 잠그고 다니는 경우가 별로 없긴 하지만 버튼을 잠궜을 때 붕뜨는 느낌이고, 열었을때도 코트가 조금 벌어지는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또한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흡사 온즈가 높은 생지 청바지를 입을 때 무릎 뒤에 생기는 허니콤이 코트의 팔에 생기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이런저런 결점들이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이 가격대의 오버핏 싱글 코트에서는 준수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ACARVE Mark-1 아카브 마크원 셀비지진


저는 성격이 모난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나 물건에 대해 아주 칭찬만 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특히 왠지 도메스틱 브랜드라고 하면 조금의 경계심을 갖고 접근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카브에 대해서는 왠지 항상 후한 평을 주고 싶습니다. 아카브라는 브랜드가 갖고 있는 가치에 대한 얘기는 이미 많이 했으니, 제품을 몇 번 착용해보고 드는 생각들을 얘기해보겠습니다. 저는 디스퀘어드, 누디진, 네이키드앤페이머스, 에이프릴, DIM(데님인디고마스터) 등 다양한 데님을 갖고 있고, 한 때 모드나인 데님도 두세개 구매해봤습니다. 이 중에 셀비지진은 네이키드앤페이머스와 DIM(데님인디고마스터)를 갖고 있는데, 네이키드앤페이머스 더티페이드 스키니기이와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네페 더티페이드 스키니가이는 나름 네페의 대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색감은 이쁘지만 원단이 너무 두꺼워서 입고 돌아다니다 집에 와서 편한 바지로 갈아입으면 '해방감'이 들 정도로 무겁습니다. 네페 바지를 입고 외출하면 피로감이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스키니가이 역시 슬림-스트레이트핏인데 바지가 작은건지 바지 바깥쪽 봉제선이 벌어져서 안쪽에 흰색의 봉제선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이에 비해 아카브 마크원은 허리가 딱 맞는 느낌이긴 하지만, 허리 패턴이 특이해서 앉을 때도 불편하지 않습니다. 또 셀비지진의 묵직함을 잃지 않고, 착용한 사람이 피로감을 느끼지도 않는 적당한 두께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아주 적절한 슬림-스트레이트핏이라 바지 바깥쪽 봉제선이 벌어지는 일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럽게 입고 다니는 바지입니다.

가끔 혼자 좋은 것을 알거나 갖고 있으면 자랑하고 싶은 것을 넘어서 혼자만 알거나 갖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지난 해에 '혁오'가 한창 뜰 때 흔히들 '나만 알고 싶은 밴드'라는 말을 했는데, 아카브는 어떤 면에서는 '나만 알고 싶은 바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카브가 꾸준히 바지를 만들 수 있으려면 장사가 잘되어야하니 꾸준히 블로그에 올리고 있습니다.









Filson 260 필슨 260 토트백


필슨 260은 작년 9월에 구입했지만 2년전에 구입했던 필슨 257보다 훨씬 자주 맨 것 같습니다. 필슨 257은 아무것도 넣지 않아도 자체의 무게감 때문에 들고 나갈 때면 어떤 '단단한 각오'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봄,여름의 가벼운 날씨에는 왠지 잘 매지 않게 되고, 가을이나 겨울에 두꺼운 아우터를 입을때나 들거나 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필슨 260은 어깨에 크로스로 맬 수 있는 끈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참 가볍고 편하게 들고 다닙니다. 손잡이 끈이 길어서 여성이 필슨 260을 어깨에 매고 다니는 경쾌한 느낌을 주지만, 남자가 가방을 어깨에 거는건 좀 어색한 느낌이라 매번 손으로 들고만 다닙니다.

따로 지퍼나 덮개가 없고, 수납공간이 넓어서 굉장히 편한 가방입니다. 웬만한 노트북도 넣고 다닐 수 있을 크기 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Tan(탄), Otter Green(오터 그린), Navy(네이비)' 색상 중 하나를 들고 다니는데, Black(블랙) 색상은 오늘 같은 룩에도 어울려서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뒷모습 사진이 조금 어색한데, 얼마전에 운동을 하다가 왼쪽 무릎을 다쳐서 왼쪽 다리는 힘을 주고 서있기가 힘듭니다. 운동의 가장 큰 적은 게으름이 아니라 부상이라는 말이 있는데, 저에게는 운동은 커녕 걸어다니기 조차 힘든 요즘 입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서 운동을 하면서 부상 입기가 쉬운 계절입니다. 다들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Outer: First Floor Easy Coat 퍼스트플로어 이지코트

Knit: MUJI Wool 100% Turtle-neck knit 무인양품 울100% 터틀넥 니트

Shirts: Uniqlo EFC Shirts 유니클로 엑스트라 파인 코튼 셔츠

Bottom: Acarve mark1 denim 아카브 마크1 데님

Shoes: A.P.C Ankle Boots 아페쎄 앵클부츠

Bag: Filson 260 Black 필슨 260 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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