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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드 가먼츠와 가품 후기

category Look/2017 Winter 2017.01.30 20:03

20170130 [C]


 수요와 공급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다양한 학술적 입장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공급을 제한하는 것은 확실히 공급자의 교섭력과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교과서에서 독점기업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점에서 공급을 결정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독점에 가까운 영향력을 가진 기업들이 이윤을 극대화하는 점에서 공급량을 결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슈프림이 그렇죠. 슈프림의 특별할 것이 없는 박스로고 후디는 발매된지 수년이 지나도 수십만원의 가격을 받습니다. 이는 앞으로도 슈프림이 돈이 된다고 후드를 왕창 찍어내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 덕분일 겁니다. 반면에 정말 놀라운 리셀 가격을 기록했던 아디다스의 이지 시리즈는 가격 방어에 실패하고 있습니다. 이지가 과거의 제스퍼같이 전설로 남지 않고, 계속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 점에서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요새 일본의 인기를 끄는 브랜드들은 그런 전략들을 잘 구사하는 것 같습니다. 엔지니어드 가먼츠, 캡틴선샤인, orslow 등의 브랜드들은 거의 비슷한 옷들을 끊임없이 리트로 하면서도, 시장의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급을 유지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구경하기가 무척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이걸 꽤 긴시간 유지하다보면 이들 브랜드들은 시즌오프때 빨리 사야되는 옷들이 되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싸게 팔아도 강박증처럼 사들이니 장사가 무척 쉬워지는 거지요. 


 하지만 이들 브랜드들이 이러한 전략을 피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무래도 가품일 겁니다. 진품과 구분이 잘 안가는 가품이 쏟아져 나오면 이런 전략을 유지하기 어렵게 됩니다. 슈프림의 박스로그 후드같은 경우엔 이러한 것에 취약하지만, 사실 공임이 높은 일본 브랜드들은 이러한 전략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길게 가품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은, 제가 이번에 가품을 사봤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실 가품에 대해서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영미권 법조계에서도 시장이 완전하게 구분되어 있는 경우 이러한 저작권 침해에 대해 꽤 유연한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진품을 살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속아서 가품을 사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보통 가품을 사는 사람들은, 잠재적으로 진품을 만드는 회사의 고객인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가품을 사지만 나중에 형편이 좋아지거나, 돈을 벌면 진품을 사고싶어하는 사람인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가품에 대해서 꽤 유연한 입장을 취하는 브랜드들이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캐나다 락의 대부인 닐 영(Neil Young)이 불법다운로드가 라디오같은 것이라고, 사람들은 그렇게 음악을 듣게 되는 것이고 더 제대로 듣고싶은 사람들이 음원을 사면 된다고 말한 것 처럼요. 우리나라의 음악은 기형적인 유통구조로 같은 선에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불법다운로드 받은 학생이 노래방가서 열심히 그 가수의 노래를 불러줘서 수익에 기여하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노래방에 같이 간 친구들은 자신의 친구가 좋아하는 애창곡을 찾아 들을지도 모르는거구요. 이런 학생을 단선적으로 '도둑놈'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보통 '사랑과 관심'에 기초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비판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애초에 정직하게 만들어서, 정당한 가격을 매기는 브랜드들은 가품도 한계가 있습니다. 베껴서 만들어서 남길 것이 많아야 가품도 만드니까요. 


 아무튼 엔지니어드 가먼츠의 레이어도용 후드의 가품을 구입했습니다. 사실 진품을 구하고 싶었는데 이게 하늘의 별 따기라, 3만원 정도 주고 구입했는데 참... 가품은 가품입니다. 입자마자 리벳이 터지고 그러는데 강력본드로 대충 붙이고 입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다른 색으로 하나 더 사볼까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엔지니어드 가먼츠에서 이런 걸 왕창 풀어줬으면 싶은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라이풀이나 에비수, 슈프림이 겪은 수모를 생각해보면 가품에 대해서 강력한 규제도 필요해보입니다. 아무튼 오늘 입은 후드는 가품입니다.



이런 형태의 후드를 사보고 느낀 것인데, 엔지니어드 가먼츠의 옷들이나 자켓 정도에나 어울리지 다른데 입으면 굉장히 부자연스럽습니다. 맥코트에 입거나 하면 어색하고 이상한 경우가 많습니다. 꼭 구매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유틸리티 가먼츠의 바지는 에크루에서 70% 할인해서 구매했습니다. 사실 무인양품의 치노와 큰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Outer: Engineered garments bedford jacket 엔지니어드 가먼츠 베드포드 자켓

Knit: Archiv turtleneck knit  아카이브 터틀넥 니트

Shirts: Uniqlo oxford shirts 유니클로 옥스포드 셔츠

Bottom: Utility garments by markaware 유틸리티 가먼츠 마카웨어

Shoes: Kleman padre 클레망 파드레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yoaustin 2017.02.09 19:11 신고

    글 잘 보고 있습니다!

  2. 느그형 2017.02.11 13:03 신고

    ㅎㅎ 이번편 재밌게 보고갑니다!~

  3. 2017.02.13 04:47

    비밀댓글입니다

  4. Sh 2017.02.14 00:18 신고

    확인했습니다~

  5. 2018.02.16 00:36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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