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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20170527



Steady wins the race.

 

 일본의 전설적인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는 미국의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나서는 항상 경기를 시작하기 전의 식사는 페페로니 피자를 고집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페페로니 피자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은 아니고, 경기 전에 항상 자신을 같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날 먹은 음식에 따라 경기 성과가 달라지는 것을 통제하겠다는 뜻이지요. 실제로 이렇게 식단을 통제하는 것이 야구를 하는데 어떤 이점을 가지고 있는지 저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일상 속에서 자기 자신을 규율하고, 자신이 정한 원칙을 관철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보면 우습게 보이는 이치로의 습관을 마냥 가볍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지나 집념이 이치로를 오늘날의 위치로 이끌었을 테니까요. 오늘 학교에서 저는 밥을 먹으면서 진열대에 놓인 콜라를 지나치지 못하고 함께 주문했습니다. 안 먹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샀지만 곧 괜히 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콜라가 몸에 좋은 것이 없다는 것을 뻔히 알고, 과도하게 콜라를 자주 마시는 것을 분명하게 알면서도 눈 앞의 콜라를 참는 일은 제게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이제 나는 콜라를 끊겠다고 시원하게 선언하고 싶지만, 이 역시 그저 자기 자신을 실망시키기 밖에 더할까 싶어서 콜라를 조금씩이라도 줄이는 데 목표를 둘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치로같이 살기는 어렵겠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YOLO를 외치며 눈 앞의 콜라를 참는 삶을 비웃더라도, 잦은 콜라로 인해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억울해하지 않고 이를 온전히 제 몫으로 받아들이는 정도의 삶이라도 살고 싶습니다.

 

 살면서 탄산음료를 가장 오랫동안 안 먹은 기간은 논산의 육군훈련소에서 기초훈련을 받을 때였습니다. 그때는 정말 콜라를 몇 주 동안 못 먹었는데 훈련을 마치고 다시 콜라를 먹게 되었을 때는 정말로 감격스러웠습니다. 입안에서 탄산이 터질 때 콜라는 정말로 위대한 음료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연히 요즘은 콜라를 그렇게 감격스럽게 먹지 않습니다. 매일같이 먹으니까 그저 생활의 일부로, 평범한 습관으로 전락해버린 것이지요. 꼭 이치로처럼 평생을 자기 자신을 규율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자기 절제는 지속적인 행복의 필수 조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하는 것을 얻는 것만큼 원하는 것을 얻는 전후의 과정 역시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점에서 요즘 제 삶은 크게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요즘 꾸준히 하는 것은 꾸준히 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뿐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눈앞의 콜라를 조금 참아 볼 생각입니다.



스펙테이터 청자켓


<스펙테이터 청자켓, 무지 라보 옥스포드 셔츠, LVC 67505, 클레망 파드레, 블랭코브 핼맷백>


스펙테이터의 청자켓은 소킹 이후로 확실히 사이즈 수축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몸이 작다는 강박이 있어서 항상 작은 사이즈를 고집했는데 요즘은 그 덕분에 많은 옷을 정리해야 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몸의 크기가 크게 변한 것은 없고, 변한 것은 저의 인식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워낙 인터넷 쇼핑이 발달해서 옷을 입어보며 면밀하게 따지는 경우가 줄어들었고, 사실 옷을 좋아한다고 해서 자기 자신의 사이즈를 명확하게 아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몸'과 '실제 몸'의 괴리가 있는 것 이지요. 시즌마다 차이가 좀 있겠지만 엔지니어드 가먼츠 베드포드 자켓의 경우에도 S사이즈는 확실히 95정도 밖에 안되는데 저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시는 분들도 보통 S사이즈를 구매하시는 것 같아서 신기합니다. 기호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옷이란게 작아지는 경우가 파다하게 많고 작은 것은 못 입지만 큰 것은 입을 수 있는 방법이 더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옷은 긴가민가 할 때는 큰 쪽으로 사는 편이 안전하다 생각입니다. 물론 안사는 사람이 제일 이득입니다. 


<스펙테이터 청자켓, 나이키 티셔츠, 유틸리티 가먼츠 치노, 클레망 파드레>


티셔츠 역시 사는게 쉽지 않은 카테고리의 옷이란 생각이 듭니다. 살 때는 새제품 기준으로 사고 입다 보면 줄어드는 경우가 파다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기상태를 기준으로 사이즈를 고르는 것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이 반팔 티셔츠는 꽤 넉넉한 사이즈의 나이키 제품입니다. 시애틀의 풋볼팀인 SEATLE SEAHAWKS의 티셔츠인데 저와 연고가 있는 팀은 아니지만 아주 마음에 듭니다. 선물받은 물건이라 특별하기도 하구요. 챔피온 재팬(Champion japan)에서 내놓는 제품들이 대부분 빈티지 운동팀인 것을 보면 이런 현행제품들을 사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유명한 야구나 축구팀은 조금 그렇고, 이런 풋볼팀은 좋은 것 같습니다. 


바지는 마카웨어에서 진행하는 유틸리티 가먼츠의 제품입니다. 예전에 에크루에서 70%할인 받아서 구입했는데 그래도 가격이 마냥 저렴한 바지는 아닙니다. 무인양품에서 19,900원을 주고 산 치노와 매우 유사한데 전반적인 패브릭이나 만듦새나 무인양품이 부족할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인양품의 슬림치노가 무척 괜찮았는데 요즘 나오는 제품은 디자인이 약간 이상해져서 아쉽습니다. 살짝 마이너한 아이템이지만 회색 치노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좋은 물건 같습니다. 차콜그레이와 헤더 그레이 두 색의 치노는 구입을 고려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보통 올리브색 치노를 많이 선호하시기는 하지만 올리브 색은 사진에 비해서 실물이 상당히 부조화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엔지니어드 가먼츠 베드포드 자켓 유니폼 서지 울 네이비


<엔지니어드가먼츠 베드포드자켓, 유니클로 셔츠, LVC67505, 클레망 파드레, 블랭코브 헬맷백, 헤드포터 지갑>


요즘 블로거라 표현하기 민망할 만큼 인스타그램에만 사진을 올리고 있습니다. 사람이 게으르기 때문인데요. 인스타그램에는 엔지니어드가먼츠가 확실히 반응이 좋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봐도 엔지니어드 가먼츠의 의류는 크게 실망한 적도 없고, 사놓고 보니 손이 잘 안가는 경우도 적긴 한 것 같습니다. 베스트셀러들에 한해서 엔지니어드 가먼츠는 가격만 적당하다면 추천드릴만 한 것 같습니다. 엔지니어드 가먼츠의 경우에 예전에는 조금만 노력해도 관세범위 안쪽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요즘은 확실히 인기가 많아진 탓인지 저렴하게 구입하기가 점점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만반의 준비를 하고 세일 시작하자마자 직구를 하면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지만 많은 노력이 수반되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유니폼 서지 울은 FW제품이지만 두께가 매우 얇고 울 자체가 시원한 느낌이라 비교적 늦은 시즌까지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단추 역시 바꾸니까 블레이저 느낌이 나서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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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oo 2017.06.10 15:08 신고

    너무 멋집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패션관련 블로그 중 하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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