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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it -66. 국카스텐_매니큐어

category Listen 2017.05.27 20:01




[국카스텐의 매니큐어]


  원래 밴드를 했었기에 밴드음악은 거진 다 좋아하는 편이다. 국내 밴드 해외 밴드 가리지 않고 열심히 듣는 편이다. 그들의 음악을 듣다보면 가장 많이 들던 생각은 "이렇게 잘하고, 곡도 좋은데 왜 못 뜨는거지?"이다. 오늘의 주인공 "국카스텐"도 그런 팀이었다. 2009년쯤이었던 것 같다. 친구가 나에게 MP3로 국카스텐의 음악을 들려주었다. 그때만 해도 국카스텐은 그저 사이키델릭 록을 한다는 밴드, 얼마 전에 헬로루키에서 상을 받았다 정도만 알고 있었고 음악을 들어보지는 못했었다. 그 날 처음 들었던 곡은 "거울"이었는데, 그 곡을 듣고 나서 뛰어가서 전곡 다운 받아서 들었다. 정말 임팩트가 강한 팀이었다. 그 이후에도 앨범이 나올 때마다 찾아 들었는데 영 뜨지를 못했다. 한국 인디신이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 통기타를 기반으로 한 어쿠스틱 팀들이 강세를 보였었고, 락밴드들은 조금 뒷전이었다. 거기에 국카스텐과 같이 좀 거친 팀은 주목을 못 받는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국카스텐은 항상 잘하는 팀이고, 라이브가 어마무시하기로 유명했었다. 그랬던 이 팀은 "나는 가수다"를 만나면서 자신의 날개를 활짝 필 수 있었다. 이미 실력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기에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그런 점에 있어서 "나는 가수다"는 최고의 조건이었다. 국카스텐이라는 팀이 주는 매력은 하현우라는 불세출의 보컬이 가진 힘과 출중한 연주 실력일 것이다. 하현우의 보컬은 그닥 할 말이 많지 않다. 누구나 알다시피 어마어마하다.  하현우 하면 역시 고음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무슨 돌고래가 왔다가는 듯한 이 고음은, 고음까지 도달하는 음색의 서사가 전혀 지루하지 않기 때문에 고음이 자주 나와도 전혀 질리지 않는다. 오히려 후련하다고 느낄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소찬휘의 고음은 그런 서사없이 고음만 툭 던져주는 기분이라서 굉장히 질리고 계속 듣고 싶지 않다. 그런 차이가 하현우의 보컬을 더 빛나게 한다. 고음 자체가 워낙 대단해서 그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사실 중저음대에서 보여주는 매력적인 음색도 귀를 잡아당기는 힘이 있다. 사실상 곡을 이끌고 가는 것은 초중반의 중저음이다. 여기서 이미 탄탄하게 깔아 놓았고 어느 정도의 변주를 적절하게 주었기 때문에 뒤의 고음이 자기 역할을 다 하면서 곡 자체를 즐겁게 해준다. 하현우의 보컬이 워낙 좋다보니 "복면가왕"에 나와서도 혼자 평정을 했지만, 국카스텐이라는 팀은 그 연주가 더해졌을 때, 비로소 가치를 더 발한다. 국카스텐은 연주를 진짜 잘한다. 일단 리드기타 전규호의 연주는 할 말이 없다. 그 자체로도 테크니션이고 곡을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좋아하고, 우리의 귀가 듣고 싶어하는지 잘 안다. 사실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은 베이스이다. 베이스가 정말 도드라진다. 기본적인 곡의 서사는 베이스가 책임지고 있다. 그리고 많은 곡들에서 등장하는 베이스 솔로는 곡의 분위기를 완성해준다. 베이스가 가진 비트의 맛과 각종 주법의 묘미를 잘 살리고 있어서 주의깊게 듣는 입장에서는 너무 즐거울 따름이다. 이 즐거움은 라이브에서 정말 정말 폭발한다. 하현우의 보컬을 '골을 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뜨악하고, 연주는 귀로 한번 눈으로 한번 보게 만들어서 그 라이브를 듣는 순간만큼은 다른 공간에 뚝 떨어진 것만 같다. 



  오늘 고른 곡 "매니큐어"는 국카스텐의 곡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국카스텐이 보여주는, 그리고 보고 싶은 매력이 다 담겨있다. 일단 하현우의 보컬은 좋다. 중저음으로 시작해 고음으로 마무리하는 구조에서 하등의 불만이 없다. 그리고 연주가 특히나 좋다. 우선 베이스의 리듬이 너무 좋다. 흔히들 찰진 베이스라고 하는데 딱 거기에 맞는 베이스를 보여준다. 베이스가 이 곡의 시작을 열어주는데 그 리듬이 이 곡 전체의 리듬이다. 그리고 그 뒤에 등장하는 솔로 역시 앞에서 가져온 리듬을 잘 받아서 제 역할을 해준다. 베이스도 좋지만 기타도 한몫 다 하고 있다. 듣고 있으면 생각보다 단순하게 베이스의 리듬을 따라가는 것 같지만 중간중간의 리프나 뒤의 솔로 파트를 보면 정말 잘한다. 듣는 순간이 재밌다. 전에 한 번 에이퍼즈라는 팀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http://sowebeaton.info/266), 그들의 음악을 들을 때와는 다른 종류의 즐거움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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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드에서 어떤 곡을 도전해볼지 이야기를 할 때면 항상 이 곡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항상 거부당한다. 그럼에도 계속 이 곡을 던지는 것은 그만큼 이 곡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국카스텐을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이어져 온 이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랄까? 이제는 너무나 커져서 공연같은 데에서도 사람이 너무 많아 제대로 즐기기 힘들지만 국카스텐의 음악을 항상 기다릴 수밖에 없다. 최근 발매된 앨범이 개인적인 기대에는 조금 못 미치긴 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오는 앨범에서는 더욱 좋은 곡을 가져오리라 기대한다. 


오늘은 이 곡이다. 듣자!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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