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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3 [C]

 요즘 부쩍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희가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매우 단순합니다. 네이버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광고인지 뭔지도 모를 포스팅들이 이렇다 할 내용도 없이 이모티콘으로 범벅된 것들이 검색결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재앙에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네이버가 그런 포스팅을 작성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식의 생태계를 구축한 것은 네이버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하고 싶은 이유는 블로그를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너무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남겨주신 댓글에 되도록 빠르게 피드백을 드리고 있지만 그래도 댓글이 달렸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일은 매우 번거로우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모로 불편한 블로그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한동안은 티스토리 블로그를 계속할 것 같습니다. 작고 외진만큼 독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불편한 곳에 자주 들러주시는 분들이 우리의 독자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외의 한적한 곳에 있는 밝은 눈인사 정도로 서로를 알아보는 그런 커피집 같은 곳이었으면 합니다.

 가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할 때부터, 이번 가을을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잘 맞지 않는 옷을 정리하고, 새로운 옷들을 많이 들였습니다. 이럴 때 옷장은 살아있는 유기체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정적인 옷장이라는 공간을 채우는 옷들은 계속 바뀝니다. 여기에는 흐르는 시간과 변하는 취향이 반영됩니다. 점점 사치는 사는 대상에 대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 방은 옷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제 방인지 아니면 제가 옷들의 방에 얹혀사는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더 옷을 사기 위해서는 아마 방을 넓혀야 할 겁니다. 당연히 방을 넓히는 것은 옷을 사는 것보다 훨씬 비싼 일입니다. 다른 소비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음향기기를 들이는 일도, 자동차를 사는 것도, 미술품을 사는 것도 결국은 그것들이 차지하는 공간을 감당해내야 합니다. 몇 년간 옷장을 차지하고 있는 옷들에게 월세를 걷는다면 아마 옷값만큼은 계상해야 할 겁니다. 좋아서 사놓고서 이렇게 엄정한 잣대를 기울이는 것을 보면 역시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입니다.  

엔지니어드 가먼츠는 쓰는 소재만 계속 쓰기 때문에, 해당 시즌에 물건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셋업이 쉽게 가능합니다. 저 소재는 fw용 립스탑 소재인데 마모에 그렇게 강한 것 같지는 않은데 소재가 주는 느낌이 꽤 괜찮습니다. 바스락거리고 구조적인 느낌을 주는 소재입니다. fw용인데 꼭 fw에 한정되는 느낌은 아닙니다. 보통 하이카운트 트윌이라던가 SS용 소재를 선호하시는 것 같은데 네이비의 경우엔 FW용 립스탑 정말 이쁩니다!

Outer: Engineered garments bdu navy 엔지니어드가먼츠 BDU 네이비

Top: Mancave standard T-shirts 맨케이브 티셔츠

Bottom: LVC Levis vintage clothing 67505 

Shoes: Kleman padre 클레망 파드레

Bag: Eastpak 이스트팩

Cap: 47brand cap

먼저 소개해드렸던 엔지니어드 가먼츠의 필드셔츠입니다. 이 셔츠 역시 자주 쓰이는 올리브 리버스드 사틴이라는 소재로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처음 사본 소재인데 꽤 괜찮더라구요. 올리브 색이 깊고, 얇아서 편하게 입기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입을 수 있는 필드셔츠는 아마 많은 분들이 고민하시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디자인으로는 m43 HBT가 가장 좋았습니다. 근데 복각하는 브랜드가 흔하지 않고, 리얼맥코이의 M43 HBT도 입어봤는데 오히려 오리지날보다 느낌이 덜하더라구요. 적절한 가격에 구하실 수 있다면 M43 HBT도 추천드립니다. 제가 찾아본 결과로 ORSLOW에서 꽤 멋지게 복각했지만 저렴한 가격에 구하기 어려워서 기다리다가 품절되었습니다. 앤드클로딩에서 세일할 때 가격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는데 관세범위 밖이라 접었는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맨케이브의 스탠다드 티셔츠는 정말 잘 입고 있습니다. 브랜드 명이 스탠다드라 앞에 부연설명을 붙이게 됩니다. 스탠다드 티셔츠라 하면 무슨 기본 티셔츠란 뜻의 상품명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건 정말 마음에 들어서 자주 입기도 하고, 주변 친구들한테 많이 소개해줬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의도하지 않게 커플룩이 될 때가 많습니다. 뭐 저는 그런걸 크게 신경쓰지 않지만, 신경쓰는 친구들도 있으니 조금 조심하게 됩니다. 

Outer: Engineered garments field shirts 엔지니어드가먼츠 필드셔츠

Top: Mancave standard T-shirts 맨케이브 티셔츠

Bottom: LVC Levis vintage clothing 67505 

Shoes: Kleman padre 클레망 파드레

Bag: Eastpak 이스트팩


아파쎄의 제품들은 항상 이쁘지만, 항상 원하는 느낌과는 조금 다른 옷 입니다. 데님자켓치고는 암홀이 정말 높고, 그래서 정말 날렵한 실루엣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소재가 편한 소재가 아니라 암홀이 높다 하더라도 이너로 활용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직 아페쎄의 청자켓은 세탁해본 적이 없는데 세탁을 해서 풀기가 많이 빠지면 입기가 더 수월할 것 같기는 합니다. 포켓의 형태는 정말 컨템프로리하게 TYPE 2 데님을 해석하는데 성공한 느낌을 줍니다. 조금 불편한거야 사이즈를 키우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팔이 무진장 길어서 오버사이즈 하기도 어렵긴 합니다. 이렇게 날렵하고 세련된 실루엣으로 입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블랭코브는 여전히 삐그덕 거리는데, 여전히 이뻐서 이냥저냥 들고 다니고 있습니다. 

Outer: apc jean veste 아페쎄 데님자켓

Top: uniqlo overfit T-shirts 유니클로 오버핏 티셔츠

Bottom: Muji slim chino 무인양품 슬림 치노

Shoes: Kleman padre 클레망 파드레

Bag: Blankof helmet bag 블랭코브 핼맷백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뿌잉뿌잉 2017.09.13 17:17 신고

    립스탑 소재가 찢어짐에 강하다는 말이 처음 소수 편집샵이나 도메스틱들을 통해 퍼진거 같은데

    찢어짐에 강하다고 틀린 사실을 장점처럼 어필하는데 웃긴거 같아요

    사실 원단 특성상 찢어짐에 강하다기 보나는 손상부위가 확대되지 않는점이 장점이죠

    오히려 얇아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원단보다 잘 찢어지구요

    물론 찢어진 부위가 확대되지 않는점이 군복에서는 충분히 장점이었지만

    현재 잘못된 점을 어필하는 점은 우스운거 같습니다.

    • 낙낙이 2017.09.13 17:25 신고

      말씀하신대로 rip stop의 방점이 stop에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립스탑 원단의 큰 문제점은 색이 너무 잘 빠진다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런 점을 또 경년변화라고 좋게 표현할 수도 있구요. 아무래도 사는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느낌과 소재의 특성이 부합하는지 비교하고 사는게 가장 좋긴한데 그건 또 그거 나름대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 낙낙이 2017.09.13 17:28 신고

      사실 일상적으로 입는 옷들을 험하게 다룰 일이 별로 없고, 강도가 높은 것 보다는 변형이 적고 마모에 강한 원단이 좋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플란넬 울을 좋아합니다.

  2. Sophie 2017.09.14 02:49 신고

    옷을 살 때 실패하는 일이 거의 없으신것 같아 항상
    부러워요.

    • 낙낙이 2017.09.14 13:14 신고

      안녕하세요 소피님! 저 실패 정말 자주해요 ㅋㅋㅋ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싸서 무리하게 도전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막 엄청 실패하는 경우는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3. ㅇㅇ 2017.09.18 19:21 신고

    아페쎄 사이즈가 어떻게 되는지 여쭈어 봐도 되련지요..?

    • 낙낙이 2017.09.18 19:34 신고

      <B> 제 글은 아니지만 저도 같은 제품으로 갖고 있어서 대신 답해드리겠습니다. 사진의 제품은 M 사이즈이고, 저는 177/76이고
      상의 보통 105 사이즈 입는데 L 사이즈 좀 넉넉하게 입습니다.

  4. sex 2017.09.23 20:57 신고

    항상 잘 보고 있어요! 매번 읽을 때마다 글이 참 정성스러운 것 같아서 좋네요

  5. 2018.02.14 22:46 신고

    안녕하세요~ 센스있게 입으신 옷과 글들 잘 보고 있습니다! 보던 중 맨케이브 스탠다드 포켓 티의 넥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저도 구입을 해보려고 검색해보고 있는데 맨케이브에서는 찾을 수가 없네요ㅠㅠ
    낙낙이님의 블로그에서 검색해봐도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정보는 브랜드명이 스탠다드라는 것 뿐이네요ㅠㅠ
    혹시 더 아시는 부분이 있으면 정보좀 부탁드려도 괜찮을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 낙낙이 2018.02.14 23:03 신고

      안녕하세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포켓티는 맨케이브에서 전개하는 '스탠다드'라는 브랜드의 제품이며 작년 시즌 제품인지라 맨케이브에는 아마 재고가 남아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바로는 '언노운 피플'에 스몰 사이즈 몇개가 남아있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s사이즈는 입어본적이 없지만 L이 105 정도 되는 것으로 보아 s: 95/ m: 100/ l: 105 정도의 사이즈감인 것 같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 2018.02.14 23:30 신고

      와 정말 빨리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알려주신 언노운 피플에서 스몰사이즈가 남아있는것을 확인했습니다만 아쉽게도 제 사이즈가 아니네요ㅠㅠ 18ss 시즌을 기다려야 할 것 같네요ㅠㅠ 그래도 정보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즐거운 밤 되세요^^

  6. 역외노자 2018.04.21 04:31 신고

    안녕하세요,
    바지가 진짜 너무너무 예뻐서...
    구글에 찾아봤는데요. LVC Levis vintage clothing 1967 505 는 맞는데 조금씩 다 다른 것 같네요.
    1. 저 모델을 사면 핏은 전부 다 똑같고 워싱은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는 건가요?
    2. 착용하고 계신 바지 사이즈와 키/몸무게를 여쭤봐도 될까요?

    • 낙낙이 2018.04.21 14:01 신고

      안녕하세요. LVC 1967 505는 67년도에 나온 505 핏이란 의미입니다! 그래서 67 505라도 워싱이 모델마다 다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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