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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it -70. 파블로프_퍽이나

category Listen 2017.09.27 00:46

[파블로프의 퍽이나]

from 파라노이드

  가끔씩 진짜 "웃긴 놈들"을 볼 떄가 있다. 웃기다는 말에는 참 여러가지 의미가 있으니 각자가 읽고 싶은 방향으로 이해하는 것이 편할 것이다. 웃긴 놈들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 자체에 그런 의도가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여튼 오늘 소개할 밴드는 "파블로프"로 참 "웃긴 놈들"이다. 서울예고 동창생 친구들로 결성된 팀으로 멤버들 하나하나가 "웃긴 놈들"이다. 멤버 개개인의 이야기를 떠나서 음악을 이야기하자면, 사운드가 독창적인 밴드이다. 로큰롤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블루스의 향이 짙게 풍긴다. 하지만 사운드에는 사이키델릭이 녹아있다. 블루스 풍의 사이키델릭 록밴드라고 해야할지 로큰롤을 하고 싶어하는 사이키델릭 블루스 밴드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사운드와 실력은 높이 살 수 있다. 데뷔앨범부터 자신들의 음악성을 인정받았고, 2014년엔 EBS 스페이스공감 헬로루키에서 심사위원 특별상도 받았다.

 

  

 파블로프는 자신들을 소개할 때 '강북사운드'를 지향한다고 밝힌다. 사실 강북 사운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복고풍이지만 시대에 뒤쳐진 느낌은 아니고, 세련된 느낌으로 새롭게 어필하고 싶을 때 '강북'이라는 지명을 그저 유행의 선두주자, 강남에 대척점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의 곡인 "퍽이나"는 그 중심에 서있는 곡이다. 곡의 가사나 사운드의 전반에서 자신들이 말하는 강북의 스타일이 흐르고 있다. 물론 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이들이 기억하고, 담고 싶어하는 80년대의 이야기가 어떠한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는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일단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 스타일은 단박에 알 수 있다. 시작부터 80년대 스타일을 대놓고 보여주고 있다. 80년대의 풍족했던 시대를 그리고 싶다는 파블로프의 이야기를 옆에 두고 고심하다보면 어떤 느낌인 어렴풋이 느낌이 오긴 한다. 물론 내가 보기엔 그 안에 담긴 것은 결국 일본풍의, 좁은 의미의 풍요가 아닐까 하는 약간의 의문은 있다. 

  한편, 뮤직비디오 속의 80년대 스타일과 편집은 요즘 유행을 하는 아이폰 카메라 앱 "구닥(Gudak)"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구닥이 유행하는 이유는 빠르게 흘러가는 이 시대에서 '빠르지 않음'을 찾는 사람들의 시선과 필름카메라만의 노이즈와 색감이 가져오는 아날로그의 구현일 것이다. 익숙했었지만 지금의 낯설어지는 감성을 찾는 일은 추억하는 것을 넘어 현재에만 익숙한 사람들에게 특별함을 더해준다. 그런데 결국 아날로그를 찾는 것도 현재에서 더 앞서나가기 위함이 아닐까 한다. 남들과는 다른 감성으로 그들이 가지지 못한 길로 한걸음 나아가는 것이다. 파블로프의 음악도 복고성에 기반을 두면서 누구보다 세련된 음악을 해보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기타리프에서 보여지는 세련미와 베이스의 비트 쪼개는 맛이 그런 예가 아닐까 싶다. 이런 시도들은 듣는 사람 입장에서 굉장히 재밌는 경험이다. 파블로프의 음악을 한 번이라도 더 들어보려고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가사 보기

  파블로프는 참 재밌는 음악을 해왔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반성의 시간을 밟게 되었다. 요즘 다시 스멀스멀 등장하는 분위기이기는 하다. 파블로프의 그런 언행과 행태에 대해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거나 질책을 할 생각은 없다. 그저 알아서 잘했으면 좋겠다. "웃긴 놈들"이라는 의미가 여러가지라고 밝혔다. 그 여러가지 안에서 어떤 길로 갈지 그리고 어떻게 새로운 "웃긴 놈들"이 될지는 전적으로 본인들의 노력에 달려있다. 파블로프의 음악을 들으면 피식하면서 웃을 수 있는 순간들이 있다. 그런 순간이 즐거웠기에 꾸준히 들어왔었던 밴드이다. 쓰다보니 결말이 이상하다. 바라는 바는 그저 "웃긴 놈들"이 진짜 "웃긴 놈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오늘은 이 곡이다. 듣자!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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