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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it -71. 권진아_쪽쪽

category Listen 2017.10.02 10:30

[권진아의 쪽쪽]

from mintpaper

  누군가 요즘 여자보컬 중 누가 제일 눈길이 가는지 묻는다면 당연히 대답은 "아이유"다. 아이유만의 음악성, 기획력, 안목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이번 리메이크 앨범이 조금 실망스럽긴 하지만 그럼에도 어느 누구보다 뛰어난 결과물을 들고 왔다. 그런 아이유를 제쳐놓고 생각한다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이름은 "권진아"이다. K팝스타를 통해 대중 앞에 등장하고, 유희열의 눈에 들어 안테나 뮤직에서 자신의 음악생활을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행보는 그녀를 위해서 가장 완벽한 길이 아니었나 싶다. 그녀가 가진 매력을 배로 만들어줄 프로듀서의 밑에서 그녀가 걸어감직한 길을 알려주고, 그 길에 좋은 사람들을 세워둔 안테나 뮤직에게 먼저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권진아가 가진 매력은 결국 음악성에서 기인한다. 일단 작사 작곡이 되는 싱어송라이터이다. 이 자체가 매력이다. 직접 기타를 연주하면서 곡을 쓴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음색과 매력에 딱 맞은 곡을 직접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다만 이것이 자기복제에서 시작되는 식상함을 가져올 수 있지만 이는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어느 정도 극복 가능하다. 여튼 이런 그녀의 능력은 자신의 음색을 만나 더 배가 된다. 권진아의 음색은 일단 끊어지지 않는 느낌이다. 소리를 끌어주는 뒷맛이 있다. 소리는 끊지만 숨과 함께 여운이 이어진다. 그 덕에 소리가 없는 부분에서도 기저에 흐르는 분위기가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의 보컬을 참 좋아한다. 대표적으로 장혜진이 그런 음색의 일번이다. 권진아의 음색을 조금더 이야기하자면 그녀만의 허스키함이 있다. 이 음색이 참 마음에 든다. 따뜻한 허스키함이라고 해두겠다. 거칠게 긁은 허스키함이 아니라 털옷에 손톱으로 긁어 생긴 고랑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밝을 때엔 따뜻함으로 다가오고, 우울한 곡에선 처연함이 느껴진다. 음색이 다양한 느낌을 가지고 있기에 어떤 곡을 부르는가에 따라서 새롭게 변한다. Youtube에서 권진아를 검색하면 각종 커버영상이 뜬다. 남자 가수, 여자가수, 국내 가수, 해외 가수 가릴 것 없이 정말 많은 커버를 했다. 하나씩 찬찬히 들어보면 그 곡에 맞는 목소리로 변모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간혹 원곡자의 느낌을 너무 따라가려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색깔로 소화를 한다. 원래 남의 노래를 불러서 좋은 평을 받기 쉽지 않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권진아는 원곡자를 넘어서진 못할지언정 곡을 잘못 골랐단 느낌을 주진 않는다. 일단 그녀가 부르면 더 들어보고 싶게 만든다. 앞서 말한 개성있는 음색의 힘이 이런 데에서 드러나지 않나 싶다.

  권진아의 정규 1집인 웃긴 밤에서 가장 유명한 곡은 역시 타이틀곡인 "끝"이다. 유희열의 작사가 돋보이고, 권진아의 처연한 음색이 극에 달한 곡이다. 곡이 가진 쓸쓸한 분위기와 짙은 그녀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덤덤한 슬픔의 길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앨범에서 더 끌렸던 곡은 권진아가 직접 쓴 "쪽쪽"이란 곡이다. 이 곡은 "끝"과 달리 밝고 명량한 분위기이다. 가사를 보면 누가 봐도 모기를 가지고 쓴 곡이다. 하지만 결국 주인공은 모기가 아니다. 성가시게 하는 연인 혹은 썸타는 그 누군가가 그려진다. 말려죽일 것처럼 자꾸 내 머릿속을 헤집는, 뱅뱅 도는 그 사람. 톡톡 튀는 스무살의 언어로 적어가서인지 가사만으로도 재밌게 듣게 된다. 그리고 이와 함께 눈에 띄는 목소리 뒤의 비트가 생각보다 재밌다. 사실 좀 안 어울리는 느낌의 신스나 전자음이 깔려있다. 권진아의 스타일이라면 이런 거 다 치우고 기타 하나로 비트를 잡아줘야할 것이다. 그래서 각종 공연이나 영상에서는 기타로만 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경우가 음원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비트가 재밌다고 말하는 것은 권진아가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느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의 스타일은 기타에서 나오겠지만 이렇게 비트를 찍어내는 곡에서도 목소리가 묻히지 않고 자기 색을 낸다는 점에서 권진아 본인에게 굉장히 좋은 방향키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가사 보기

  권진아의 곡은 스무살의 일상에서 툭 던져지는 감성과 표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래서인지 공감에 있어서는 참 좋은 것 같다. 누구나 느껴보는 이야기고 가끔은 재밌게 웃으면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쪽쪽"이란 곡은 안테나 뮤직 소속 연습생들의 월말평가 때 처음 나온 노래라고 한다. 처음에 가사가 너무 야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는데 이런 재밌는 곡을 들으면서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할 수 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가기는 한다. 권진아도 아이유처럼 리메이크 앨범 하나 준비했으면 싶다. 그리고 그 안에 자신만의 기획도 담아보았으면 한다. 커버영상 그만 찍고 앨범으로 말이다. 권진아가 할 수 있는 더 큰 무언가가 있다고 믿기에 하는 말이다.


오늘은 이 곡이다. 듣자! <K>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kwon 2017.10.02 20:44 신고

    잘 읽고 갑니다:)

  2. Holika 2017.10.03 00:09 신고

    좋은 글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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