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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있다보면 확 와닿지 않는 뮤지컬이 있다. 인물들에게 완전하게 동화되지 못하고, 약간의 거리가 생겨서 그렇다. 그런 작품 중의 하나가 '어쌔신' 이었다. '어쌔신'을 본 것은 황정민이 연출했던 2012년 이었다. 그 날 마침 내 뒤에는 연출가로서의 황정민이 앉아서 공연을 보고 있었다. 그는 배역 중의 하나도 맞아서 직접 무대에 오르기도 했지만 그 날은 아니었나보다. 작품 자체가 내용이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을 내용이었고, 홍보도 많이 되지 않아서 그런지 관객들로 꽉 차지 않았다. 황정민이 정말 심각한 표정으로 보고 있던 게 그 때문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야기가 다른 데로 흘렀지만 여튼 '어쌔신'은 거리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제목 그대로 '어쌔신', 미국대통령 암살자들의 이야기다. 역대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했던 자, 암살한 자들이 시대를 뛰어넘어 한 사격장에 모여서 각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들 사이의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이런 주제이다보니 미국 역사가 낯선 우리들에게는 조금 멀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야기의 중심은 가장 유명한 암살범 2명, 링컨의 암살범인 부스와 J.F.케네디의 암살범 오스왈드이다. 부스는 이야기를 이끌면서 각 암살범들이 암살을 기획하도록 부추긴다. 그렇게 되어 암살을 시도하는 인물 중의 하나가 오스왈드이다. 오스왈드는 마지막에 나와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삶의 고민을 거듭한다. 그 때 부스와 함께 앞의 암살자들이 와서 그에게 대통령을 죽이라고 옆구리를 찌르고 그 탓에 그는 결심을 하고 암살을 시도하게 된다. 


  

 가장 유명한 곡을 꼽자면 역시 이 곡, "Everybody's got the right"이다. 작품의 주제를 가장 잘 담고 있다. 총을 들며 자신을 드러내는 그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생각보다 넘버가 많이 없다. 음악이 중심이 되어야하는 뮤지컬이지만 연극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있다. 그래서 노래실력 외에 배우들의 연기력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뛰어난 연기력 덕에 작품의 의미가 더 잘 드러나는 것도 참 잘 된 일이다. 관심이 필요했고, 누군가의 따뜻함이 필요했던 소시민이 암살을 택하게 되는, 작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히 암살이야기로만 읽기엔 부족할 수도 있다. 작품자체는 가볍게 볼 수 있겠지만, 천천히 곱씹으면 다른 생각이 더 많이 떠오르는 작품이다. 




cf) 딱히 좋은 영상을 더 못 찾아서 하이라이트 영상을 하나 더 붙여본다. 생각없이 보기 좋다. 스토리와 느낌을 완전히 전할 수 없어 조금 아쉬운 건 사실이다.  2012년 공연을 잘 살펴보면 반가운 얼굴이 많다. 오스왈드 역이었던 최재림과 강하늘, 비크 역의 정상훈은 지금에서야 눈에 띄는 얼굴이 되었다.


무겁고 멀지만 생각해 볼만한 작품이다. 언제쯤 다시할려나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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